시립무용단 북경아시안 게임 참가작 확정

1990. 6. 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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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 90년 북경 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에 참가하는 서울시립무용단(단장: 배정혜)의 공연 작품이 최근 확정됐다.

서울시립무용단은 오는 9월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에서 배정혜안무의 '유리도시'와 우리 민속무용을 토대로 만든 창작무용(제목 미정), 김영희 안무의 '어디만치 왔니', 홍신자안무의 '堂山木'등 4개의 작품을 올리기로 했다.

현대무용가인 홍씨의 '당산목'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모두 현대적 감각의 한국창작춤들이다.

시립무용단측이 이처럼 한국 창작춤을 중심으로 레퍼터리를 구성한 것은 이번 축전에 북한측과 함께 참가하는만큼 궁중무용이나 민속무용과 같은 전통춤보다 한국춤을 바탕으로한 현대적 창작춤이 우리 무용의 독특한 개성과 예술세계를 더 잘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동안의 해외 공연에서 '부채춤'이나 '장고춤', '농악'등의 민속 군무보다 창작춤들이 외국의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것도 레퍼터리 선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배정혜 안무의 '유리도시'는 도시로 상징되는 문명에 대한 인간의 반항을 함축적으로 그린 내용이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속에서 인간성의 상실과 인간사회의 황폐화를 꼬집은 이 작품은 원래 65분길이로 공연됐었으나 이번엔 40분으로 줄여 새롭게 재구성했다.

배정혜씨는 또한 정중동(靜中動)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승무', '살풀이'등 우리 민속춤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20분길이의 창작춤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영희 안무의 '어디만치 왔니'는 한국창작무용단체인 창무회가 그동안 여러차례 무대에 올렸던 것으로 죽음의 의미를 제의적 형식으로 풀어본 작품이다.

이밖에 현대무용가 홍신자씨의 '당산목'은 참가작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으로 한국무용단체인 시립무용단이 현대무용 작품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지나 부락의 수호신이 있는 언덕에 서있는 나무'라는 뜻의 '당산목'은 사랑과 정치,혁명등 인간의 모든 이야기를 극적으로 표현한 내용인데 시립무용단과 함게 3-4명의 객원무용수도 출연한다.

세계 전위예술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의 뉴욕에서 20여년간 활동하다 지난 2월 일시 귀국한 홍신자씨는 " 현대무용속에 한국적인 정서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를 고심하고 있다"면서 " 무용수들이 젖어있는 각자의 스타일을 벗겨내고 새로운 춤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작업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시립무용단의 배단장은 " 보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외부의 안무가와 무용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면서 " 우리 전통무용을 바탕으로한 창작춤들이 현대인들의 정서에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외국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얻을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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